남해군자원봉사센터-하숙희 봉사자(재향군인여성회봉사단) 경상남도 자원봉사 수기공모 우수작

작성일
2021-09-23
이름
주민복지과
조회 :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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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고운 그 미소/ 남해군자원봉사센터(860-3888)
재향군인회 봉사단 하숙희

폭염 속을 걸어오던 무더위도 한 풀 꺾이고 가을 풀벌레 소리가 찌르륵 찌르륵 우는 계절이다.
전 세계가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무소불위로 찾아온 코로나로 인해 몸살을 앓고 서로를
바로 바라보지도 못하는 현실 속에 하루를 넘기고 있다.
그래도 나는 오늘 힘차게 자원봉사 현장에 나와 콧노래를 부르며 마스크를 낀 위로 눈웃음을 환하게 지으며 사람들을 만난다.
누군가를 위해 삶을 나누고 희망을 나누고 슬픔도 함께 나누는 삶에서 온기가 찾아오고 희망이 열매 맺는다는 것을 오래전 알게 되었다.

내가 보건진료소에서 삼십 여년간 근무하는 동안 나를 찾아오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은 다양했다.
남해군에서만도 5곳의 진료소에 근무했는데 8년 간 노인대학 체조강사를 하면서 세월의 연륜을 배웠다.
남해라는 특성상 어업을 하는 분들은 남편을 일찍 여의고 겨울이면 언 밭에 쪼그려 앉아 시금치를 캐서 팔고,
6월이면 햇살 내리쬐는 밭에서 마늘쫑을 뽑고 그 사이 계절에는 감자와 콩을 심어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허리가 기역자로 굽은 어른들에게 나는 무엇을 봉사하며 살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였다.

진료소 일을 마치면 저녁마다 어르신들에게 근력을 키우는 체조를 가르치며 때론 눈물을 배우고, 때론 함박 웃음을 배웠다.
과거에도 코로나19와 유사한 `사스,` 메르스`, `에볼라`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우리가 극복했듯이 지금도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 역시 곧 종식 되리라 기대하며 하루 하루 어르신들을 만난다.
보건진료소를 정년퇴직하고 지난 4월부터 백신 접종 봉사활동 현장에서 80세 90세 100세가 되는 어르신들을 접종하는데
도움 드리기 위해 체온을 제고 문진표를 작성하는 봉사활동을 하였다.

8년간 노인대학에서도 체조를 가르치며 얼굴이 익은 어르신들은 “내 무릎 연골이 안 좋다 카네, 수술 받으러 간데이” 라며 꼭 인사를 하신다.
내가 근무했던 서면 정포리에 춘심씨는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남편은 일찍 세상를 떠나고 아들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
춘심씨는 나를 보면 선상님 내 좀 태워주소 라고 매달린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남해에서 진주까지, 또 문산 병원까지 데려다 주고 모시고 올 때면 건강한 내 다리가, 온전히 생각할 수 있는 내 정신이 참으로 감사하고 고맙다.
누군가를 위해 배푸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내 자신을 돌아보며 감사를 짓는 시간이다.

시장을 지나며 싸게 파는 옷집이 있으면 춘심씨 생각이 난다. 속옷도 사고 몸빼 바지도 사다주고, 그러면서 우리는 자매처럼 친해졌다.
그 누구에게도 웃지 않는 춘심씨는 나를 보면 달려와 안긴다. 아들은 아직도 정신병원을 드나들지만 얼굴에 미소가 많이 늘었다.
코로나19 발병 2년이 다되어 가건만 이렇게 전세계 곳곳으로 퍼진 질병이 있었을까? 삶에 있어 생활리듬이 깨진지 오래다.
이런 대재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치료제 발명과 충분한 백신접종, 질병본부에서 발표하는 코로나19 예방수칙 지키기 즉 손씻기,
마스크 착용이 아주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기쁨으로 나누는 삶을 살 때 어려움을 극복하는 명약이 될 것이라 생각해본다.

올해 남해군에서 실시한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화이자 백신접종 첫날, 아침 8시30분 백신접종 장소인 문화회관에 도착하니 벌써 봉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내가 봉사 할 자리배치를 받은 후 접종장소를 둘러봤다. 동선을 고려한 아주 완벽한 세팅이였다. 자동화 공장 생산라인과 같이 물흐르듯
봉사자의 안내에 따라 움직이면 되는 구조였다.
남해군자원봉사센터 직원들과 보건소 직원들, 복지과담당공무원들의 노고가 진하게 느껴졌다. 일찍부터 달려와 환한 미소로
봉사를 자진하는 봉사자들과의 만남은 더없는 행복이다.

백신접종 봉사는 내게 남다른 감회다.
보건소에서 퇴직 후 옛 동료들과 한 공간에서 마주하며 봉사할 수 있어 넘 좋았다
때론 휠체어 이동을 돕고, 때론 체온 측정 후 접종대상자를 대기좌석에 안내하고, 때론 문진표 작성하는 걸 도와주었으며,
주로 일방통행인 출입구에서 측정한 체온을 대기표에 기록하는 일을 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원할한 백신접종을 위해 봉사자들의
자리배치를 적재적소에 해주었다. 때로는 치매를 앓는 어르신이 소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거동이 불편하여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할 때 가슴이 아련하게 젖어왔다.
4월15일~ 6월27일 기간 동안 38회 접종일 중 30회 봉사활동을 했으며 시간은 오전8시30분~오후3시30분까지 였다
75세 이상 어르신들이라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 귀가 잘 안 들리시어 대화가 불가능한분도 있었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시는 분, 시골이라 아직도 일을 하시는 분들은 허리, 다리 관절들이 굽고 보행자세도 많이
변형되어 보는 내내 짠하며 미래 내 모습에 숙연해졌다 특히 시설에 계시는 분들 중에는 대화가 불가능하여
요양보호사가 보호자 역할을 했으며 휠체어 이용률이 높았다

군민 중 75세이상 어르신들은 마을마다 지정된 날짜에 배차간격을 달리해서 어르신들을 버스로 모셔오고,
접종이 끝나면 다 같이 버스로 이동했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셔서 최소 인원으로 버스에 태워오셨고 또 대부분 k 94 마스크를 착용했다 미처 k 94 마스크를 준비 못하고
천마스크, 덴탈마스크를 착용한분들은 버스에서 내림과 동시에 k 94 마스크를 제공했으며, 손소독을 하고 문진표 작성 열체크 후 접종장소로 입장이 되었다
라인을 따라 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백신접종 후 20여분 안정을 취하고 타이레놀 2알 수령해서 귀가 하셨다.
원활한 백신접종을 위해 파란색 조끼를 입고 열심인 보건소 직원들이 멋있어 보였다

또한 보건소 직원 못지않게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봉사자들 역시 전문가 포스가 폴폴 풍겼다
봉사자들은 더운 날씨임에도 고무장갑과 비닐방호복으로 땀이 흥건했지만 평소 친절과 봉사가
몸에 밴 사람들이었으며, 서로가 격려하고 격려했다
모두가 참 고마운 만남이다.

시인 파블로네루다는 말했다.
아픔보다 넓은 공간은 없다고.
그렇다 오늘 이 아픔이 다시 새살이 돋아 환하게 일어설 수 있는 것은 자원봉사의 아름다운 물결이 샘솟듯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한 하루하루다.
이 아픔이 우리 생에 넓고 깊은 공간이 되어 거기 무너지지 않는 꽃이 피고 시들지 않은 꿈으로 피어나리라.
자원봉사 파이팅! 오늘도 신나는 걸음으로 봉사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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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복지정책과 행복동행팀(☎ 055-860-3811)
최종수정일
2022-11-17 14: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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